건보공단, 500억원대 '담배 소송' 6년 만에 패소..."인과관계 인정 어려워"

김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11-20 16: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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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500억원대의 소송에서 패소했다. 지난 2014년 배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지 6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홍기찬 부장판사)는 20일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날 재판부는 담배와 질병의 인과관계에 대해 "개개인의 생활 습관과 유전, 주변 환경, 직업적 특성 등 흡연 이외에 다른 요인들에 의해 발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가 요양기관에 보험급여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징수하거나 지원받은 자금을 집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보험급여를 지출해 재산 감소나 불이익을 입었더라도 법익이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원고의 보험급여 비용 지출은 피고들의 위법 행위 때문에 발생했다기보다 건강보험 가입에 따른 보험관계에 의해 지출된 것에 불과해 피고들의 행위와 보험급여 지출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과 유사한 사례로 대법원은 폐암으로 사망한 유족들이 KT&G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담배회사는 제조물 책임이 없고, 흡연은 자유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법원이) 담배 회사에 또 한 번의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건보공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판결은 기존 대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라며 "보건의료 전문가들과 관련 단체들이 이번 소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방대한 증거자료를 제출했음에도 기존의 판결이 반복됐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이어 "판결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앞으로 면밀히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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