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교활한 전략, 트럼프의 '화웨이 배제' 전략적 후퇴

손경숙 기자 / 기사승인 : 2020-10-16 13: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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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제 동참 일단 보류한 이유... 시진핑 방일 배려?

중국과 맞대응 불편... 경제적 의존심화와 시진핑 자극 피하기

5G 사업서 화웨이 사실상 제외 상태... 우리나라는??

 

▲출처=AFP연합뉴스

 

일본의 외교 전략이 늘 자국 실리 위주라는 것은 천하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중국 시진핑 방일을 지나치게 의식한 배려라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華爲) 등 중국 정보기술(IT)업체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한국에 요구한 가운데, 일단 일본은 표면적으로는 이런 요청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배제 구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자세를 보이면 중일 갈등이 격화할 것을 우려해 형식상 불참하되 중국에 대한 경계 태세는 계속 유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겉과 속은 늘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여 왔다.

 

요미우리 신문은 16일 일본 정부가 중국 기업을 통신 분야 등 네트워크 사업에서 배제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클린 네트워크' 계획 참여를 현시점에서는 보류한다는 방침을 미국 측에 전했다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달 6일 도쿄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할 때 클린 네트워크 계획을 언급하는 등 일본의 동참을 권했으나 양국 간 교섭 과정에서 일본 측은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틀에는 참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현재의 클린 네트워크에는 참가하기 곤란하며 계획이 수정되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미국에 전했다.

 

하지만 일본은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업체명을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중국 화웨이를 사실상 배제하고 있으며 다른 분야에서도 5G와 마찬가지로 안보상 우려가 있으며 대응하겠다는 생각을 미국에 설명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중국 배제 틀에 참가하면 중국으로부터 WTO에 제소당하고 패소할 가능성이 있다"(일본 정부 고위 관료)고 보고 있으며 이런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안보는 미국, 실리는 중국...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한 노선 택할 수밖에 없어

 

한국도 일본과는 비슷한 입장인데 5G를 두고는 입장이 다르다. 국내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와 깊숙한 관계를 맺고 있어 바을 빼려면 사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그러나 일본은 5G만은 미국의 입장을 따른다는 원칙이다.

 

중국 기업과 관련해 정보 통신 분야에서 제기되는 안보 우려를 차단하겠다면서도 클린 네트워크 참가를 보류한 것은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나 경제적 실익에 대한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미국보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서 경제계가 중국 배제에 신중한 입장이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도 계획돼 있어 정치적 자극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한편 미국은 한국에도 클린 네트워크 참가를 요청했으며 이달 14일 이태호 한국 외교부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클린 네트워크가 중요 의제로 논의됐다.

 

당시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특정 업체를 사용하느냐 안 하느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관계 법령상 민간 기업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5G의 보안상 우려에 대해서는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면서 미국 측의 우려를 듣고 기술적인 사항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외교통상 전문가들은 일본이 외교적 협상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만은 자극적이지만 미중에 대해서는 외교적 쟁점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마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최근 전작권을 둘러싸고 미국과 벌이는 외교적 논쟁에서 일본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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