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누출심해지자 식당 수기출입명부에 이름 안 쓰기로

손경숙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1 12: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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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번호·시군구만 기재.. 끝없는 사생활 침해 논란에

정부, 코로나 방역 관련 개인정보보호 강화대책 마련

▲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음식점이나 제과점에 들어가면 무조건 이름부터 전화번호에 주소까지 받는 곳도 있어 인적사항을 쓰면서도 찜찜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그런 염려는 좀 덜해도 될 듯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작성하는 수기 출입명부에 앞으로는 이름을 빼고 출입자의 휴대전화와 주소지 시··구만 적게 된다.

개인정보 침해 우려에 정부가 개인식별이 가능한 정보 수집을 줄이는 것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개인정보보호 강화대책'11일 중대본에 보고한 뒤 발표했다.

 

수기 출입명부 개인정보 침해 우려 심각해

 

이번 대책은 코로나19 방역 조치와 관련한 개인정보처리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잇따라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수기 출입명부 관리 부실, 일부 지자체의 중대본 확진자 공개 지침 미준수 등으로 개인정보침해 논란이 일었다.

 

개보위는 방역당국과 함께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처리되는 개인정보 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수기 출입명부는 여러 방문자 정보가 한 장에 기록되고 별도 파쇄기가 없는 곳이 많아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수기 출입명부는 앞으로 이름을 제외하고 출입자의 휴대전화 번호와 주소지 시··구까지만 기재하도록 방역수칙을 조만간 변경하기로 했다

 

현재는 노래방과 PC방 등 고위험시설이나 음식점, 영화관,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수기명부를 작성할 경우 이름과 전화번호를 같이 적은 뒤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을 하고 있다.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기 출입명부에서 이름을 빼는 것은 방역당국과 이견이 없어 지자체와 협의해 바로 지침을 개선할 것"이라며 "날짜는 특정하기 어렵지만 이달 중으로 조속히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개보위는 또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포장주문을 할 경우 수기명부 작성을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QR코드 생성에 익숙치 않은 취약계층을 위해 전화만 걸면 자동으로 방문 정보가 기록되는 경기도 고양시의 '발신자 전화번호 출입관리' 방식을 확대 적용하도록 할 방침도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합동으로 지난 79일 전국의 다중이용시설 등 3222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8159(56.3%)이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했고 수기명부만 사용하는 시설은 13704(42.5%)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63곳은 출입자 명부를 관리하지 않고 있었다.

 

수기명부 작성 준수사항은 대부분의 업체에서 지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명부 작성시 신분증 확인은 조사 대상의 82%에서, 명부 별도장소 보관은 88.4%에서, 4주 후 파기는 97.7%의 시설에서 이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윤 위원장은 "방역과정에서 꼭 필요한 개인정보만 처리하고, 국민들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도록 계속 점검하겠다""보다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QR코드 전자출입명부 이용확대 등 범정부적 대응에 국민들도 힘을 보태 달라"고 말했다.

 

정보보안 전문가들은 진작 했어야 할 일을 지금이라도 하니 다행이라면서 정부 내 콘트롤타워에서 행정 명령을 내릴 때 부적용과 문제점을 짚어내는 기능이 여전히 부족한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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