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활용 사업장 27% 불과…현장은 '그림의 떡'

손경숙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8 13: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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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노동시간 조정 가능한 ‘근로시간 단축 제도’

노동부 활용 여부 설문조사 결과 발표

주된 사유는 가족돌봄 87%…신청자 72%는 여성

▲돌봄 활동 양성교육을 수료한 여성의용소방대원들로 구성된 돌봄 지킴이. [제공=경상북도]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도입되고는 있으나, 막상 제도 활용률이 너무 낮아 정책적으로 권장할 필요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근로자가 가족 돌봄, 건강 관리, 은퇴 준비, 학업 등을 통해 노동 시간을 조정하는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실제로 활용 중인 300인 이상 사업장은 30%에도 못 미쳤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단축 제도 활용 실태 설문조사 결과 올해 7월 기준 국내 300인 이상 사업장 중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활용한 곳은 26.6%에 그쳤다.

 

근로시간 단축 제도는 근로자가 가족 돌봄 등의 사유로 소정 근로시간(전일제는 주 40시간)을 단축해달라고 사업주에게 신청할 수 있는 제도이다.

 

해당 제도는 올해부터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으로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상태다. 이때 사업주는 대체 인력 채용이 곤란한 경우와 같은 예외 사유가 없는 한 근로시간 단축 신청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근로시간 단축 제도는 내년에는 30인 이상 사업장, 2022년에는 1인 이상 전체 사업장으로 확대될 예정에 있다.

 

▲제공=고용부

도입 사업장 60%, 활용은 낮아여성·가족 돌봄에 편중돼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사내 취업규칙 등에 반영해 도입한 사업장은 60.4%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올해 적용 대상인 300인 이상 사업장(79.7%)의 도입률이 가장 높았고 30299인 사업장(48.8%)30인 미만 사업장(22.9%)도 상당수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 분위기는 제도 활용이 일부 분야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나타났다. 300인 이상 사업장 중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실제로 활용한 곳에서 나타난 사유는 가족 돌봄(86.8%)이 절대 다수였다. 건강 관리(7.4%), 학업(5.5%), 은퇴 준비(0.3%) 등은 거의 없었다.

 

신청자 성별도 여성(72.3%)이 남성(27.7%)보다 훨씬 많았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가족 돌봄을 이유로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한 근로자의 75.3%가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제시했다.

 

연령대별로는 30(58.0%)가 과반을 차지했고, 40(29.5%), 20(6.6%), 50(5.1%)가 뒤를 이었다. 이때 직장일을 하면서 육아 등의 부담이 큰 30대 여성 근로자가 근로시간 단축을 주로 신청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근로시간 단축 기간은 3개월 미만(51.4%)이 제일 많았으며 6개월1(20.4%), 36개월(18.5%), 12(6.1%) 순이었다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노동자들의 답변으로는 '임금 감소'(49.2%)가 가장 많았고 '동료의 업무 부담 가중'(20.0%)이 뒤를 이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노동부가 부산대 산학협력단에 위탁한 것으로, 5인 이상 사업장 550곳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다

 

▲제공=고용부

 

한편 노동부는 근로시간 단축 제도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 사업을 운영 중에 있다.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은 전일제 근로자가 소정 근로시간을 주 1535시간으로 단축할 때 사업주에게 임금 감소 보전금, 간접 노무비, 대체 인력 인건비 등을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황보국 노동부 고용지원정책관은 현행 제도에 대해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 제도는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자기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전 사업장에 안착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의지를 밝혔다.

 

노동계 관련 전문가들은 근로시간 단축제에 대해 취지는 좋지만 노동 현장 상황에서, 특히 중소기업이나 취약 직종 등에서 활용되기 쉽지 않은 면이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또한 정부 기관 등 공공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를 지키기 쉬운 한편, 대체 인력 고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민간·소규모 사업장에서 제도를 지킬래야 지킬 수가 없다는 사용자 측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일각에서는 현재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는 여성에게 가족 돌봄이 여전히 편중된 근로 현실을 반영하는 자료로 설명하면서, 직장 문화 개선과 더불어 육아 공동 부담을 목표로 하는 가족문화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 등이 나오고 있다.

 

보육 전문가들은 가장 바람직한 보육은 직장 내 보육원 설립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마음놓고 일할 수 있고 가까이 있으니 언젠든 신경쓸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부육 정책이 앞으로 더 발전해 가야 가능한 일이지만 정책 방향은 이렇게 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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