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업계, 마케팅 못했더니 이익 늘어나는 역설

김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7-29 09: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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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에 카드업계 흑자행진, 마케팅 안 한 탓?

주요 카드사 두자릿수 이익 증가…"불황형 흑자로 하반기 우려"

▲출처=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여러 분야에서 희한한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엔 신용카드 업계다.

 

코로나19 충격에 빠진 상반기에 국내 카드업계의 이익이 오히려 많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생겨났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한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는 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고 일제히 보고했다.

 

카드 사용자들이 전보다 훨씬 카드 사용을 줄여 소비 감소 추세를 보인 것은 확실한데 이익은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 이들 5개 카드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1.790.7%, 순이익은 11.593.9% 급증했다.

 

이에 대해 각사는 공통적으로 마케팅 비용 감소를 주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로 항공, 여행, 영화, 스포츠, 놀이공원 등에서 소비가 위축되며 카드사의 관련 분야 마케팅도 대부분 중단됐다.

 

정부의 유동성 확대정책에 따라 카드 대출의 연체율이 양호한 수준에서 관리됨에 따라 대손충당금 비용이 줄어든 것도 이익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상반기 카드 대출(카드론, 현금서비스) 이용액(신규)은 작년보다 8600억원 넘게 감소했다.

 

또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각사가 리스 등 수익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

 

결국은 비용 줄이고 원가절감하는 것이 해답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사업 다각화 추진과 함께 금융자산 성장과 비용 절감 노력이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삼성카드는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을 축소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하는 등 내실 경영이 효과를 봤다"고 자평했다.

 

KB국민카드도 "할부금융과 리스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상반기에 실적을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도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감소하고 비용을 절감했다"고 양호한 실적을 거둔 배경을 밝혔다.

 

한편 일부 카드사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도 카드업계 상반기 성적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리라 추측했다. 신한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등 유동성 공급으로 전반적으로 대출 건전성이 개선됐을 것이고 그에 따라 대손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업계는 상반기 실적이 일종의 '불황형 흑자'인 만큼 하반기에 본격적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카드는 "하반기에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이 크고, 결제 대금 청구 유예와 대출금 상환 유예 조처 만기가 도래해 리스크가 증가할 우려가 커서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이유있는 분석이다. 신용업계에서는 하반기와 내년초를 더 걱정하는 모습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이 더 풀리기도 어렵고 경기가 바닥에서 회복하는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기간중에 신용카드 업계의 불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인 것이다

 

결국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쓰며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기보다 경비를 줄이고 원가를 낮추며 내실을 기하는 것이 코로나19 불황을 이기는 방법이라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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