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전세대출 ‘역대급’ 증가…전셋값 폭등이 원인

손경숙 기자 / 기사승인 : 2020-10-12 09: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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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시장 비수기에도 3개월간 증가폭 2조원대↑

서울 밖 지방에서도 전셋값 연일 올라

▲출처=연합뉴스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전세대출 증가폭이 매섭다.

 

전세대출 증가 액수가 역대 최대였던 2월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급등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등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했음에도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대출 증가폭이 크게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12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은행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991623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1개월 전보다 26911억원(2.8%) 늘은 액수다. 해당 증가폭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역대 최대인 지난 2(27034)과도 비슷하다.

 

9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87091억원(23.3%)이나 많은 상태다.

 

은행권 전세대출 증가폭 사실상 역대 최대매물 줄고 값 올라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일부 고신용자의 경우 전세보증금 증액을 신용대출을 받아 해결했을 것"이라며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자료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세보증금 목적으로 받은 신용대출까지 감안하면 지난달 전세대출 증가폭은 사상 최대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올 들어 5대 은행 전세대출의 전월대비 증가폭은 2월에 역대 최대를 기록한 후 3(22051억원), 4(2135억원)에 차츰 감소해 5(14615억원), 6(17363억원)에는 2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다 7(2201억원)에 다시 2조원대로 올라선 뒤 8(24157억원)9월에 증가폭을 키워온 것이다. 이같은 전세대출이 급증한 것은 전셋값 상승 때문이라는 해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특히 여러 시중은행 관계자들도 전세대출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전셋값을 꼽고 있다. 전세 물건이 줄고 거래 자체가 급감했지만 전셋값은 오름세를 보이는 이유는 전세 가격 자체가 비싸졌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건수는 5055건으로 올해 들어 최저 수치로 집계됐고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가장 적었다.

 

7월에 11942건에서 87660건으로 크게 줄었던 것이 9월에 더 줄어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전·월세 거래량도 814970, 911797건으로, 올 들어 최다였던 2(27362)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반면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종합 전셋값은 0.53% 올라 20154(0.59%) 이후 가장 많이 올랐고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12개월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앞서 정부는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전세대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통계 자료만 본다면 정부의 조치가 큰 효과를 거두진 못한 것이다.

 

물론 '갭투자' 등을 차단하고 실수요자 위주로만 전세대출이 이뤄지도록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몇 달째 대출 잔액이 크게 늘었다는 점은 결국 '전셋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주택 매매가격 상승에 동반해 전셋값이 오른 측면도 있지만,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집주인이 미리 전셋값을 올리는 점도 전셋값 급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셋값이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고,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은행권 관련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세대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통적인 임대차시장 성수기이자 학부모들의 이사 시기인 연말, 연초가 아님에도 전세대출 증가폭이 늘고 있다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은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사례가 생긴 것도 매물 감소의 원인으로 꼽고 있어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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