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놀 수 없으니 오토바이라도 탑니다"

김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4 11:13:28
  • -
  • +
  • 인쇄
코로나19에 '배달족' 된 자영업자·휴직자

자차 이용·원하는 시간 선택 가능하지만 사고 위험 커져

무리한 경쟁에 사고 느는데 산재보험 가입은 드물어

▲출처=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휴업 혹은 실직한 상태의 청장년들이 배달 유통업으로 뛰어들어 오토바이를 타는 경우가 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휴직중인 회사원, 손님이 크게 줄어든 자영업자, 일자리를 잃은 아르바이트생 등 본업은 다양하다.

 

쿠팡배민바로고 등 배달 서비스로 몰려

 

이들은 '쿠팡 플렉스', '배민(배달의민족) 커넥트', '바로고' 등 배달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스마트폰 앱으로 일감을 배정받아 일하고 돈을 번다.

 

14'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 커넥트'로 파트타임 일감을 받아 일하는 사람의 수는 지난해 말 약 11600명에서 지난 6월 말 약 25000명으로 두배 증가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도 '무급휴직 길어지는데 새벽에 쿠팡 플렉스 해볼까요', '전동 킥보드로 배민 커넥트하려는데 한 시간에 얼마나 벌 수 있을까요' 등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배송 아르바이트가 늘면서 관련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배달을 해야 좋은 평가를 받고 수입도 많아지기 때문에 무리하게 일을 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

 

경찰청에 따르면 오토바이 등 이륜차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올해 상반기 265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도 2.7% 늘었다.

그러나 배달 종사자들의 산재보험 가입 비율은 매우 낮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5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 위원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대행업체의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배달 종사자 중 산재보험 가입자 비율은 0.4%에 불과했다. 반면 지난 1년 동안 안전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8.9%나 됐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재보험에 가입한 플랫폼 배달 종사자는 극소수인데 이는 배달대행업체의 소극적 태도 때문"이라며 "산재보험 의무 가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험 전문가들은 민간 배달업체나 배달이 필요한 요식업체가 스스로 보험을 들어주는 곳은 거의 없는 형편이라면서 이 문제만은 정부가 단호히 나서서 책임보험이라도 들어주게 강권적인 지침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도 이 문제를 알고는 있지만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은 모습이다.

 

 

 

[저작권자ⓒ 데일리 이코노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