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0억 과징금... 포털 길들이기인가, 갑질 단속인가

설은주 기자 / 기사승인 : 2020-09-07 09: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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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포털 제재 신호탄… 공룡 네이버부동산 '갑질'에 과징금 처벌

'카카오엔 부동산매물정보 주지마' 제휴 방해…ICT전담팀 출범후 첫 제재

네이버측 강력한 반발, 해명자료 제시하며 승부수 예고

▲제공=네이버

 

공정거래위원회가 포털 등 주요 독과점 기업 특히 온라인 온라인 포털에 대해 단속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 지는 꽤 오래다. 드디어 단속의 포문이 열렸다.

 

공정위는 카카오 측에 매물 정보 제공을 방해한 혐의로 네이버에 10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공정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특별전담팀이 맡은 첫 제재 사건이다. 또한 공정위가 포털 등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행위를 본격적으로 제재할 의사를 밝혔다는 의의가 있다.

  

네이버, '카카오에 정보 제공시 계약해지' 압력공정위 소비자 권익 침해

 

7일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체와 배타조건부 계약을 체결해 카카오에 대한 정보 제공을 막는 행위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 103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0033월부터 부동산 매물정보 제공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창기 공인중개사들로부터 직접 수집한 매물정보를 제공하던 네이버는 2013년부터 부동산 정보업체(CP)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변경했다.

 

후발주자인 카카오 측은 네이버처럼 사업모델을 변경하기 위해 20152월 네이버와 제휴한 8개 업체 중 7개와 제휴를 추진했다.

 

이에 네이버 측은 자사 제휴 업체들에 '재계약 때 부동산매물검증센터(KISO)를 통해 확인된 확인매물정보는 제3자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삽입하겠다'고 통보했고, 업체들은 네이버와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카카오에 제휴가 불가능하다고 알렸다.

 

한편 카카오 측은 이에 맞서 2017년 초 네이버와 제휴 비중이 낮은 부동산114와의 업무 제휴를 재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자 네이버 측이 거래 중단 압박을 부동산114 측에 지속했고, 부동산114는 카카오와 제휴를 포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201711월 부로 업체들과의 계약서에서 문제가 된 조항을 삭제하기는 했으나 공정위 측의 판단은 네이버가 조항 삭제를 했어도 이미 카카오 측이 네이버의 제휴 방해로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되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실제로 20184월 이후 카카오는 부동산 서비스를 직방에 위탁해 운영하는 상태다.

 

공정위는 업체들과 카카오의 제휴를 방해한 기간 동안 네이버가 이득을 봤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체 부동산 매물 건수의 40% 이상, UV 70% 이상, PV 70%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 위치를 지켰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러한 조치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줄였고 많은 플랫폼에 정보를 올리는 게 유리한 업체에도 손해가 됐다고 보아 과징금 부과에 이르렀다는 설명을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공정위 ICT분야 특별전담팀이 출범 이후 제재를 매긴 첫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공정위는 조성욱 위원장 취임 후 포털과 쇼핑몰, 배달앱 등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행위 제재 기준을 마련하고 감시에 나설 의지를 표명했다.

 

ICT분야 특별전담팀은 이같은 배경 속에서 국내외 ICT분야 사업자 불공정행위 사건을 조사·처리하는 감시분과와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정책분과로 나뉘어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네이버 측 카카오 무임승차 차단할 목적혁신 막아선 안 돼

 

네이버 측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된 과징금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혀 적극 반발하고 있다. 네이버 측의 주장은 해당 정보가 네이버 측에서 개발한 서비스라는 근거를 들고 있다.

 

네이버는 6일 입장 자료를 내면서 자사가 개발한 부동산 정보업체·KISO 매물검증센터·네이버를 거치는 '확인 매물 정보' 시스템에 카카오가 부동산 정보업체들을 통해 무임승차를 시도했다는 반박을 내놨다.

 

네이버는 "(공정위가) 이같은 무임승차 행위를 눈감는다면 혁신은 사라지고 무임승차가 늘어날 것"이라고 꼬집으며 법적·제도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네이버 측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공정위는 네이버가 시장을 선점한 거대 플랫폼인 만큼 쇼핑·동영상 등 다른 분야에서도 불공정 행위 여부가 존재하는지를 조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IT·플랫폼 기업 관련 전문가들은 네이버 쇼핑·동영상 등을 비롯한 여타 플랫폼 서비스를 대상으로 공정위를 위시한 규제 당국 측이 눈에 불을 켜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소위 공룡 기업들의 신규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막는 행위가 제재 대상이라는 것이다.

 

다만 IT업계 일각에서는 플랫폼 업계의 상황에 대해 할 말이 많다. 특히 플랫폼 사이트의 경우 이용자들에 대한 선점 효과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업계 내에서 시장 진입과 점유율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환경이라 선발 업체들도 결코 녹록치만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IT업계와 플랫폼을 둘러싼 업계와 정부 당국이 벌여갈 공방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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