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은 인국공 사태, 이번엔 국감장에서 2라운드

설은주 기자 / 기사승인 : 2020-10-08 11: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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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준 "인국공 직고용, 청와대 지시…경과 담긴 내부문건 입수

"청와대, 공사에 '직고용 추진' 유선지시하고 관계기관 모아 회의"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6월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최근 국토부로부터 문책을 받아 해임까지 당하는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국공 사태가 다시 국회로 옮겨가서 2라운드를 벌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불거진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의 줄임말) 사태'에서 직고용 결정은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은 7일 열린 기재위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직고용 결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정황이 담긴 공사 내부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 문건을 근거로 3년간 노··전문가협의회가 논의해 합의한 '보안검색요원 자회사 직원 전환' 결정이 청와대 개입으로 '청원경찰 직고용' 결정으로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이 공개한 공사 직고용 추진경과 문건에 따르면 구본환 전 공사 사장은 올해 3월 노··전문가협의회의 합의사항을 청와대에 대면 보고했다.

 

소방대 등 241명은 공사가 직고용하고 보안검색요원 1902명은 특수경비원 신분을 유지하려면 법적 문제로 직고용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별도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한달 뒤인 410일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에서 보안검색요원 직고용을 추진하라는 유선 지시가 공사에 내려왔다는 것이 유의원의 지적이다.

 

당시 관련 법 개정 등이 필요하면 법적 문제를 해소하라는 내용도 지시에 포함됐다고 문건에는 적혀있다는 것이다.

 

520일에는 청와대 주관으로 경찰청,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국방부, 국정원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렸다. 공사는 부르지 않았다.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보안검색 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마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브리핑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던 중 직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공사가 빠진 원격회의 열렸다는 주장

 

이 회의에서 청와대가 보안검색요원이 특수경비원 신분을 유지하도록 공사법을 개정하면 위헌에 해당하는지, 특수경비원 신분을 해제해 보안검색요원을 직고용하는 방안은 없는지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문건에 담겼다.

 

공사가 청와대 지시 내용을 내부 법률자문으로 따져본 결과 공사법 개정은 위헌 소지가 낮고, 보안검색요원의 특수경비원 신분을 해제하면 공항 운영에 장애가 생기고 공항 방호인력 손실이 예상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528일에는 청와대가 주관하는 관계기관 2차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도 공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2차 회의 후인 616일 공사는 법무법인 화우에 보안검색요원 직고용 추진 방안에 대한 자문을 구했고 화우는 이틀 뒤 '법 개정을 해야 할 경우 법 통과 등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므로 시급성을 고려해 법 개정 없이 청원경찰로 전환하는 것이 낫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공사는 화우에서 회신을 받은 날 청원경찰 전환 직고용 방안에 대해 관계기관 의견을 조회했고 하루 뒤 경찰청을 제외한 국토부, 고용부, 국방부, 국정원에서 '이견이 없다'는 답변을 보냈다.

 

이처럼 청와대 회의 이후 각종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관계기관 의견을 듣고 이틀 뒤인 621일 구 전 사장이 직고용 방안을 발표했다는 게 유 의원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렇게 현장 반응을 제대로 체크하지 않고 벌인 작업이 인공국 노조와 직원들의 강력한 반발을 부르면서 전국에 일파만파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유 의원은 "인천국제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찾은 외부일정 장소이고 문재인 정부의 대표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이 발표된 상징적인 장소"라며 "그런데 노··전문가협의회 합의처럼 법적 문제로 직고용 인원이 241명밖에 되지 않는 것이 청와대는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그간 부적합하다고 결론이 난 청원경찰 직고용을 청와대가 관여해 추진한 것으로 판단된다""청와대 지침 없이는 공사가 이틀 만에 관계부처 의견 조회 회신을 받아 발표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련 내용에 대한 유 의원의 질의에 "제가 내용을 모르면서 막 대답할 수 없다""이 사안에 대해 기재부가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정원과 평가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노··전협의회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비켜나갔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는 개별 기관의 정규직화 방법에 대해서는 일일이 간섭할 권한도 없거니와 관여하지 않았다""기재부는 전환이 제대로 됐는지 평가하고 기업 경영 관련 사안이 있으면 그런 데 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구공 사태는 지난달 해임된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국토교통부의 감사 결과에 오류가 있다며 재심을 청구하는 바람에 제점화되고 있다.

 

구 전 사장은 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제 국토부에 감사 결과 재심 청구를 했다면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태풍 '미탁' 당시 대응과 직원 직위해제 모두 절차적 문제가 없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토부에도 이를 충분히 소명을 했음에도 무리한 '표적감사'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감사인은 감사 결과가 나온 후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데, 공운위가 너무 빨리 열려 이의제기를 할 시간도 없었다""절차에 규정된 재심청구권도 보장하지 않은 위법부당한 감사"라고 강조했다.

 

구 전 사장은 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건강 문제로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부 내 소식통들은 이 문제는 너무 얽혀서 풀래야 풀 수가 없을 정도로 복잡해졌다면서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 다른 기관에서도 재발하지 않도록 원칙과 본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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