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와 현실 다른 서울 아파트시장...5주 연속 0.01% 상승

설은주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8 11: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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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가격 조정 이뤄지지만 가격 상승세...신고가 속출

"정부 조사에 대한 신뢰도 높여야 시장 안정도 가능하다"

▲출처=픽사베이

 

2020년은 신조어 풍년의 해이다. ‘언택트 사회라는 말부터 신고가(新高價)라는 단어도 언론을 달구고 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용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그것은 그만큼 국내 부동산 시장이 혼조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전체적인 특성은 물량 부족이다. 공급이 부족하기에 가격이 쉬 내려가지 못하는 것이다게다가 정부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신뢰도 크게 떨어져 있어 공급자와 수요자의 각자도생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두 달 가깝게 주간 0.010.02% 상승에 그치며 통계상으로 진정된 모습을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거래절벽 속에 여전히 신고가(新高價) 거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매물 시장에서는 연일 신고가 타령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급매물이 나와 가격이 소폭 조정되는 모습도 보이지만, 서울 대부분 단지에서 가격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새 임대차 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전세 품귀가 계속되고 전셋값 상승도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어 아파트 매매가격을 지탱하고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 5주 연속 0.01%

 

28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8230.02%에 이어 8483주까지 5주 연속 0.01%를 기록했다.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6·17대책 이후 서울로 매수세가 다시 몰리면서 주간 상승률이 0.060.11% 수준으로 올라갔다가 7·10대책과 8·4 공급대책 이후 진정된 모양새다.

 

주간 상승률이 1년 내내 0.01% 수준으로만 유지된다면 아파트값은 연간 0.52% 상승하는 데 그치기 때문에 최근 주택시장은 안정적인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볼만하다.

 

그러나 '0.01% 상승'이라는 통계를 만들어낸 실제 거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현장에서 매도인과 매수인 간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기싸움이라고 표현한다. 팔려는 이와 사려는 이, 그리고 중간에 부동산 업소까지 끼어 치열한 가격경쟁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5주간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실거래 정보를 살펴보면 서울 상당수 단지에서 아파트값이 계속 오른 것으로 확인된다. 이와 함께 급매물 등장 등의 이유로 가격이 내린 단지도 눈에 띈다. 이것도 시장 혼조의 한 현상이다. 그러나 급매물은 언제든 있어 왔기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보면 안 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신축·재건축 등 아파트의 특성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도 가격 격차가 수억원씩 나기도 하고, 같은 아파트에서도 동 배치나 층수에 따라 수천만원의 가격이 조정되기도 하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대체로 꺾이기보다는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거래 절벽 불구하고 신고가 속출

 

매물이 없으면 거래가는 올라가기 마련이다. 정부가 기대한 만큼 가격이 안정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공급이 부족한 탓이다.

 

재건축 초기 단계에 있는 강남구 개포주공7단지 전용면적 60.76는 이달 16185000 (10)에 매매가 이뤄져 지난달 2618억원보다 5000만원 오른 신고가로 기록됐다.

 

올해 1171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7월까지 거래가 없다가 지난달 3, 이달 1건 매매가 이뤄졌다. 이 아파트는 현재 전용 53.461채만 18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고, 다른 매물은 없는 상황이다.

 

해당 면적은 작년 1117억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 뒤 올해 1154500만원, 5144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호가가 18억원까지 올랐다.

 

최근 1년 동안 롤러코스터를 탄 서울 아파트 시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궤적처럼 보인다.

준공 9년을 맞은 강남구 세곡동 강남데시앙파크 84.95는 이달 413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12억원 거래 이후 15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입주 6년차인 서초구 서초롯데캐슬프레지던트 84.97는 이달 1215000만원에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128층이 208000만원에 거래된 후 31일에도 215000만원에거래가 성사됐다같은구 래미안퍼스티지 59.96도 이달 723억원에 매매가 이뤄져 73215000만원 이후 15000만원이 올랐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에 이어 고가 아파트가 많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에서도 신고가 갱신이 이어지고 있다마포구 상암월드컵파크3단지 84.84는 지난달 1795000만원에서 이달 4109000 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성동구에서는 금호동 브라운스톤금호 84.8474111000만원에서 이달 5123000만원으로 12000만원이 올랐다.

 

가격이 내린 거래도 확인된다강남구 수서동 더샵포레스트 124.587424억원에 거래된 이후 이달 6235000만원에 매매돼 5000만원이 내렸다서초구 신반포1176.4는 지난달 125억원에서 이달 2233500만원으로, 송파구 가락금호아파트 59.91는 지난달 17112600만원에서 이달 1103500만원으로 각각 내렸다.

 

마포구 상암월드컵파크2단지 59.92의 경우 71086500만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 뒤 이달 1484000만원에 거래되어 2500만원 내렸다가 이틀 뒤인 16일 다시 86500만원에 기존 신고가와 같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매도인-매수인 간 힘겨루기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압구정동 H 공인 관계자는 "매물은 적게라도 항상 있는 편인데,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리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매수세가 쉽게 붙지 않고 눈치보기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곽 지역도 가격 강세는 여전해

 

서울 외곽 지역도 비슷하다. 중저가·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의 상황도 시내 중심부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입주 15년차인 노원구 월계동 풍림아이원 84.3는 이달 2102000만원으로 처음 10억원을 넘기며 신고가에 매매가 이뤄졌다지난달 778500만원에 거래된 뒤 크게 오른 것으로, 기존 신고가인 682000만원과 비교해도 2억원 뛴 값이다.

도봉구 창동 LIG건영캐스빌 80.157445000만원으로 최고가 거래 뒤 이달 562200만원으로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고, 같은 동 쌍용아파트 59.98765000만원 신고가 이후 이달 977000만원으로 다시 신고가 기록을 깼다.

 

강북구에서는 번동 해모로아파트 84.93가 지난달 59900만원에서 이달 964500만원(9)으로 올랐다. 노원구 불암현대 59.47141500만원에서 지난달 2948700만원으로 7200만원 올랐다가 이달 1547600만원에 거래되며 소폭 조정이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새 임대차 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세입자가 늘어나고 정부의 실거주 요건 강화로 집주인들이 세입자가 나간 뒤 직접 거주에 나서면서 전세난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 품귀는 매매 수요를 부추겨 아파트값 안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주택시장은 전체적으로 강보합세를 보이지만, 서울 외곽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의 경우 취득세, 재산세 감면과 함께 대출 규제도 덜해 실수요 위주로도 거래가 꾸준하면서 가격 상승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러한 강세가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내년초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게속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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