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적 제재 법적으로 불허키로 결정

손경숙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5 10: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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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도소 사이트 전체 접속차단…"현행법 안에서 처리“

방심위, 기존 게시물 개별 차단에서 조치 강화

일부 의견 "이중처벌·무고한 피해 막아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통신심의소위원회를 개최하고 살인·성범죄 등 강력 범죄자에 대한 신상 공개를 목적으로 개설돼 논란이 되고 있는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 게시물 정보 17건에 대해 시정요구(접속차단) 결정을 했다고 14일 밝혔다. [제공=방심위]

아무리 디지털 세계이고 가상 세계라 하더라도 사적 처벌을 할 수는 없다는 결정이 나왔다.

 

강력 사건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해 '사적 제재'로 논란이 된 디지털교도소가 지금까지는 문제 게시물만 차단됐으나 이제는 사이트 전체 접속이 막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는 2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호해야 하지만, 현행 사법체계를 부정·악용하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을 결정했다.

 

통신소위는 또 "디지털교도소에 각종 신상 정보를 게시하면서 이중처벌이 되거나, 되돌리기 어려운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의위원들은 다수 의견에서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게재해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위법행위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점 허위가 아닌 내용이라도 법적 허용 범위를 벗어나 사적 제재를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공익보다 사회적·개인적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점 실제 허위사실로 무고한 개인이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는 점 현행법 위반에 대한 운영자의 자율조치를 기대하기 어렵고 개별 게시물에 대한 시정요구만으로 심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방심위는 전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방심위가 불법 소지가 있는 게시물 17건을 접속 차단하기로 하고 시정을 요구했으나 이행되지 않았고, 사이트 전체 차단을 요청하는 민원이 꾸준히 접수됐다.

 

다만 소수 의견으로는 사이트 전체 차단이 과잉규제의 우려가 있고, 운영진의 취지까지 고려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반적으로 방통심의위 통신소위는 접속차단을 하기 전에 사이트 운영자를 불러 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하지만, 디지털교도소는 의견 진술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방심위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제스처이다. 게다가 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하면 의견 진술 전까지는 접속 차단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심위는 이번 결정에 따라 사이트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해외 서비스 제공업체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불법 정보의 재유통을 막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박상수 소위원장은 "디지털교도소의 운영 취지에 대해서는 사회 전체적으로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성범죄 등 강력 범죄를 다룰 때 피해자의 법 감정을 고려한 사법기관의 더욱 엄정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의 공익성을 인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최근 이 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된 대학생이 숨지고, 불법을 저지른 적도 없는 한 의과대학 교수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논란과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전문가들은 사이버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의 세계인 것 같아도 실제로 사회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는 만큼 현행법을 넘어서는 사이버 상의 범법 행위는 제재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자율이 지켜지지 않으면 타율이 간섭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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